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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가볼만한곳 - 볼거리가 많은 함라산 둘레길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0-01-22 11:10:00
  • 조회88

겨울에 더 아늑하고

생각이 정리되는 길

“저 짝으로 올라가셔요.” 

옛날 생각을 하며 한옥마을 골목길을 둘러보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다행히 동네 어르신이 길을 알려 주십니다. 

새해 첫 주말을 맞아 조용히 걸으며 사색하고 싶어 함라산 둘레길을 택했습니다. 삼부자 집에서 부자의 기운을 받고, 함라재 대나무 숲길에서 녹색을 보고 싶었습니다. 

춥지 않은 겨울날이라고 하지만 써늘한 휴일 아침. 함라파출소 주차장 옆 떡집에서는 안에 사람이 안 보일 정도로 김이 나고 있었습니다. 풍요롭습니다. 역시 부잣집이 있는 마을이라 다른 것 같습니다. 멋있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한옥 담벼락 옆 떡집 냄새가 그렇게 향기로울 수 없습니다. 떡 찌는 향기가 내 몸속 가득히 들어오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이곳에 오니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란 말이 무슨 의미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이 마을 자체가 그 말의 의미를 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고향 마을

함라파출소 뒤로 난 길을 따라 걷습니다. 한옥집 사이를 걷는데 갑자기 할머니의 고향 마을이 생각납니다. 할머니의 친정은 경기도 양주군 하계동입니다. 지금은 서울 노원구 하계동이죠. 40년 전만 해도 하계동에는 한옥집이 참 많았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 손잡고 하계동에 가면 외삼촌 할아버지가 마을 앞까지 나와 목말을 태워 동네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때 보았던 마을과 정말 똑같은 느낌입니다. 골목을 돌면 우리 할머니가 나오실 것 같습니다.

 
함라산 둘레길은 함라파출소 뒤 조해영 가옥과 김병순 고택을 지나 함열현 관아터 앞을 지납니다. 이곳까지는 이정표가 없습니다. 관아터는 현재 어린이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길을 더 올라가면 작고 예쁜 2단 폭포가 나오고,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식당과 예쁜 집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위 기도원 앞에서 왼쪽에 있는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면 비로소 함라산 둘레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대나무 숲길

숲길은 푸르고 폭신합니다. 대나무 숲길이기 때문입니다. 대숲 사이로 아침 햇살이 눈 부십니다. 살짝 가팔라 땀이 났지만, 이내 편하고 정겨운 오솔길로 바뀝니다. 뒷짐 지고 생각하며 걷기에 딱 좋습니다. 그 옛날 이 마을 사람들은 웅포 곰개나루에서 짐을 지고 이 길을 걸었다는데, 지금 내 배낭엔 물 한 병과 김밥 한 줄 밖에 없어서 힘이 들지 않습니다. 

아침 숲 향기가 참 좋습니다. 낙엽 썩는 향기가 구수합니다. 산의 빛과 향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길입니다. 다시 조금 힘이 들 무렵 고개가 나옵니다. ‘함라재’입니다. 

이 고개는 사람 한 명이 간신히 통과할 만큼 좁습니다. 옛날이라면 매복 병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지금은 아늑하기만 합니다. 재위로 지나는 나무다리도 멋있습니다. 그리고 사람 아니 동네 할아버지같이 생긴 바위도 신기합니다. 그 옛날 지게꾼 같습니다. 

​ 

함라재를 지나면 더 양지바른 숲길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대나무숲이 아니라 참나무 숲길입니다. 바닥이 더 폭신합니다. 이대로라면 열 시간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낙엽 밟는 소리에 취해 멍하니 걷다 보니 재미있는 이름의 쉼터가 나옵니다. ‘똥 바위’랍니다. 

​ 

옛날 지게꾼들이 힘들게 올라와 이곳에서 볼일을 본 것 같은데 경치가 너무 멋있습니다. 요즘에도 교외의 멋진 카페나 호텔에 가면 화장실 경치가 멋있다고 홍보하는 곳을 보았는데, 이곳이야 말로 정말 경치가 기가 막힙니다. 빽빽한 숲 사이로 파아란 하늘과 늠름한 금강과 예쁜 골프장이 한눈에 다 들어옵니다. 바위 사이에 걸터앉아 한참을 웃다가 다시 내려와 길을 걷습니다. 좀 가파른 내리막 아래는 정말 실크로드 같은 평평한 숲길이 나옵니다. 

​​

양지바른 야생차나무 군락지

똥 바위 아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숭림사가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전북 천릿길 안내도에 나와 있는 야생차나무 군락지로 가는 길입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조용한 숲길을 걷습니다. 폭신하지는 않지만 심심하지 않게 걸을 때마다 저벅저벅 소리가 납니다. 흙길을 걷는 느낌이 좋습니다. 겨울이라 내심 눈길을 바랐는데 그래도 걷는 소리가 좋아 기분이 좋습니다. 모퉁이를 몇 개 돌아 나오니 경치 좋은 예쁜 쉼터가 나옵니다. 함라산 둘레길은 곳곳에 나무 의자가 있어 쉬기 좋습니다. 쉼터 아래에는 작은 찻집도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잔 하고 양지바른 길을 따라 더 걸어가니 볕이 좋은 언덕에 야생차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참을 있었습니다. 따뜻한 햇볕이 너무 좋고, 약간은 차지만 상쾌한 공기가 좋았습니다. 도시엔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라는데, 이곳은 파아란 하늘과 따듯한 태양과 온화한 공기가 모두 싱싱합니다. 1월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물도 마시고 생각도 하고 한참을 더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걷습니다. 역시 좋은 곳에서 쉬어야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한 시간을 더 걸으니 산길이 끝나고 찻길을 만납니다. 차가 내 앞을 쌩하고 지나가는데 마치 시간이 지나가 버리는 것 같습니다. 세월처럼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눈앞에 백제 시대가 펼쳐졌습니다. 입점리 고분 앞에 서 있었습니다.

​​

함라산을 바라보고 있는 입점리 고분

1986년 한 고등학생이 칡을 캐다가 우연히 발견한 입점리 고분은 백제 시대 익산지역 유력자의 무덤 21기가 모여있는 고분입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백제 금동 신발과 금동 관대가 모두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입니다. 그 학생은 나중에 무엇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분 덕에 천 년 백제 역사를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답니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고분전시관은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과 5세기 백제 무덤 양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반드시 시간 내어서 둘러 볼 만합니다. 미리 신청만 하면 해설사 선생님께 직접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전시관 뒤편으로 나와 고분군을 둘러 보았습니다. 고분군을 등지고 묘가 바라보는 방향을 살펴보니 저 앞에 오늘 하루 종일 걸었던 함라산이 보였습니다. 옛날에도 이 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준 것 같습니다. 시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보듬어 준 것 같습니다. 

​​

금강은 미래로 흐른다.

입점리 고분군에서 두 시간 정도 머무르다 나오니 이제 햇빛의 컬러가 바뀌었습니다. 배도 슬슬 고파옵니다. 다시 차도를 조심히 걸어 곰개나루에 닿았습니다. 여러 번 와 본 곳이지만 올 때마다 참 다양한 느낌을 주는 곳이 웅포나루입니다. 그 옛날 수많은 배가 드나들어 쌓인 사연이 많아서일까요. 이름도, 위치도, 경치도 참 좋은 곳입니다. 매번 그랬듯이 금강정에 또 올라 봅니다. 그리고 금강 한 번 바라보고 뒤돌아 함라산을 한번 바라봅니다. 금강과 함라산 그리고 익산. 우리나라 역사에 큰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지금은 조용합니다. 아니, 말없이 흐르는 금강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향해서요. 지금도 이 땅 어느 곳에는 입점리나 미륵사 유적지보다 많은 유물이 있겠지만,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리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사람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미래로 흐르니까요. 금강처럼 말입니다. 

한나절 걸었을 뿐인데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많은 생각도 정리되는 길이었습니다. 

Tip. 함라산 둘레길을 걷기 위해 알아 두어야 할 사항들

1. 함라파출소 주변에 넓은 주차장이 몇 군데 있습니다. 

2. 함라파출소 뒤편으로 쭉 올라가면 둘레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3. 운동화보다는 목이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4. 길 중간에 화장실은 야생차밭 전에 카페와 입점리 고분전시관을 이용하세요. 

5. 작은 배낭에 식수와 간식을 반드시 챙기세요. 중간에 식수를 보충할 곳은 없습니다.

6. 함라마을 돌담길에서는 큰 소리로 떠들면 안 됩니다. 대부분 현재 주민이 살고 계십니다. 

7. 전체적으로 4~5시간 걸린다고 하나, 볼거리가 많아서 6~7시간 이상 잡아야 합니다. 

8. 산길이 끝나는 곳에서 입점리 고분전시관까지 차도를 이용해야 하니 조심하세요. 

9. 입점리 고분전시관은 2시간 정도 시간을 배정해서 둘러 보세요. 볼거리가 많습니다. 

10. 웅포에서 출발지인 함라파출소로 돌아와야 하는 경우에는 웅포면 사무소 앞에서 42번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금곡’에서 하차 후 함라파출소까지 도보로 5분 거리) 

 

출처 : 전북의 재발견(http://blog.jb.go.kr/221773698877)

전라북도 블로그기자단 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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