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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돌아간다는데...‘생분해’는 지구의 대안 될까?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1-02-05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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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바이오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흙 속이나 물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것을 말하다. 합성수지로 만든 플라스틱에 비해 분해가 잘 되는 까닭은 미생물이 생산하는 플라스틱이나 전분과 셀룰로스 같은 천연소재를 사용해서 제조하기 때문이다.(EMAZE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생분해는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EMAZE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잘 썩지 않는다. 한번 버려지면 오랫동안 그대로 쌓여 골칫거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생분해’가 주목받고 있다. 생분해의 사전적인 의미는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환경 중에 방출된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하면 ‘자연적으로 썩는다’는 의미다. 플라스틱과 비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 기술(소재)로 주목받는 트렌드다.
환경부 ‘환경용어 사전’에 따르면 생분해성 수지란 박테리아나 다른 유기 생물체에 의해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뜻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에는 두 종류가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재생가능한 원재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고, 다른 종류는 생분해를 잘 되게 하는 첨가물이 들어간 플라스틱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매립이나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이 없어 폐기물부담금 부과제외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덜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야 저출산이 문제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류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사람들이 버린 비닐이나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제대로 썩지 않고 불에 태우면 유해물질이 생겨 대기를 오염시킨다. 버려진 쓰레기가 바다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소재를 가지고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만들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 기업, 정부 등 생분해 소재 개발·적용 늘어나는 추세
실제로 생분해는 2021년 산업계 전반에 걸쳐 트렌드다. 최근 뉴스부터 보자. GS25는 이달 25일부터 선보일 33종의 파우치 음료를 구매하면 주는 빨대를 모두 PLA 소재 친환경 생분해 빨대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GS25는 “옥수수 소재로 만들어져 100% 생분해되면서 물에 잘 녹지 않는 내구성을 갖춰 플라스틱 빨대와 유사한 사용감을 갖췄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올해 전국 점포에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도입했다. 친환경 비닐 포장재는 생분해성 원료를 사용해 제작됐고 100%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땅에 묻으면 180일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100% 자연 분해돼 일반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 해당 제품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지역 환경오염과 유해물질 감소 인증을 획득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기관에서도 이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12월 고품질 생분해성 그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당시 “생분해성 그물은 나일론 그물과 달리 바다속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해저에 버려진 그물에 의한 수산자원피해 감소와 해양오염 방지에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생분해 관련 개발 소식이 꾸준히 이어졌다.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가 옥수수를 원소재로 하는 친환경 생분해성 PLA기반 고분자 복합소재를 개발했다. LG화학은 옥수수 성분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소재를 개발했다.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은 ‘고구마 재배 시 생분해필름을 이용해 피복하면 수확량이 늘고 비닐 제거에 소요되는 노동력이 절감돼 효과가 탁월하다’고 밝힌 바 있다.
◇ 식물성 소재 대량생산...정말 괜찮을까?
‘생분해’ 소재 관련 연구가 활발한 이유는 분명하다. 잘 썩지 않고 태우면 유해물질이 나오는 플라스틱과 비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생분해 소재를 많이 사용하면 인류를 위협하는 쓰레기 문제가 획기적으로 해결될까? 아직은 넘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 분해되도록 만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장기간 보관이 어렵거나 재질이 약한 문제도 있고, 토양 또는 해양 등 각각의 조건에서만 생분해되는 사례도 있다.
식물을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 인류가 충분히 사용할 만큼의 많은 원료를 얻으려면 결국 또 다른 환경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옥수수를 예로 들어보자. 옥수수를 활용해 생분해 소재를 만들려면 그만큼의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경작지와 물이 필요하다. 옥수수는 인류의 식량이나 동물의 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작물인데 이것을 소재로 활용하는게 인류에게 정말 이로운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해조류를 활용해 흡수체를 만드는 기업가 허수연·허윤영 부녀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 두 사람은 올해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나 물 부족 등으로 옥수수 수확이 줄어들 위기에 놓였고, 옥수수는 사람이나 동물이 많이 먹는 작물인데다 전분은 밀가루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옥수수를 활용한 생분해 소재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기후변화가 이어지면 식량 문제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식물성 소재의 활용을 대폭 늘리는 것만이 환경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제품군에 따라서는 식물성 생분해 소재의 효율 자체가 기존 제품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기자가 최근 사용해본 생분해 봉투. 아랫부분에는 “이 쇼핑백은 100% 생분해성 수지로 제작되었으며 폐기 시 스스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친환경 제품입니다. 생분해성 봉투는 폐기 시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주세요”라고 적혀있다.
국내에 유통된 생분해 봉투의 모습. 아랫부분에는 “이 쇼핑백은 100% 생분해성 수지로 제작되었으며 폐기 시 스스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친환경 제품입니다. 생분해성 봉투는 폐기 시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주세요”라고 적혀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생분해 제품, 취지에 맞게 잘 처리되나?
(비닐 등) 생분해 제품이 현실적으로 잘 처리되고 있느냐도 따져보아야 한다. 땅에 묻으면 자연적으로 처리돼 퇴비화하거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취지인데, 현재 우리나라 생활폐기물은 대부분 쓰레기를 태운 다음 그 재를 땅에 묻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기자가 지난해 사용한 생분해 봉투에도 “폐기 시 스스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친환경 제품입니다. 폐기 시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주세요”라고 적혀있다. 스스로 분해된다고 해놓고, 정작 불에 태운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생분해의 취지는 좋으나 현재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도 이 문제를 지적한다. 홍 소장은 지난해 위 문제와 관련해 본지 취재에 응하면서 “현재 생분해 비닐은 종량제봉투에 배출하라고 권하는데, 태운다는 관점에서 보면 생분히 비닐이 분해가 된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태우는 걸 고려하면 생분해 비닐 여부보다 바이오 플라스틱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며, 현실적으로 가정에서 그냥 배출하면서 재활용도 안 되고, 분리배출 해도 어차피 소각된다면 그건 넌센스”라고 말했다.
생분해 비닐이 땅속에서 자연적으로 분해하려면 일정한 온도(50~60도)가 유지돼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필요한 조건이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매립지 토양 상태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도 이런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김 국장은 지난해 이 문제에 대해 “생분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 맞아야 분해가 이뤄지는데 현재 우리나라 매립지 토양 상태로는 그걸 맞추기가 어렵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생분해는 매립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태우는) 지금 현실과는 맞지 않으며 실제로는 자연으로 돌아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 “필요와 상황에 맞는 소재 써야...가격 문제도 숙제”
생분해냐 아니냐의 차이보다 다른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생분해와 바이오 등 각각의 소재를 필요와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홍수열 소장은 “예를 들어 바다에서 늘 유실이 일어나는 ‘어구’ 같은 경우라면 바다에 버려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닷속 환경에서 분해가 잘 되도록 생분해 전략으로 가는 게 맞고, 재활용 할 수 없는 플라스틱에 대해서는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게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생분해 효율성 문제는 지난해 서울시가 아리수 용기를 생분해성 페트병으로 바꾼다고 발표했을 때도 환경단체 등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다. 녹색연합 허승은 활동가는 지난해 6월 본지가 보도한 아리수 물병 실효성 관련 기사 취재에 응하면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지금의 쓰레기처리 구조상 맞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비용도 문제다.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값이 싸서다. 생분해 소재는 여전히 제작비가 더 많이 든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생분해성 멀칭 비닐을 이용해 단호박을 재배할때 생육과 수량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시험한 바 있다.
그 결과 생분해성 멀칭비닐이 농촌의 환경을 개선시키고 품질이나 생산성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일반 비닐에 비해 3배 정도 비싸 경제성이 떨어지므로 농가의 가격부담이 높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됐다. 본지에서도 지난해 7월 ‘환경경제용어사전’ 기사를 통해 위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과 비닐 문제를 해결하기 기업과 학계 등이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러 기업이 환경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다만 일각에서는 관련 기술이 자원순환구조 현실과도 조금 더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988)
이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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