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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이 들려주는 기후변화 이야기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19-03-25 10:51:00
  • 조회577

 

멸종위기 식물인 암매는 빙하기의 우리나라가 매우 추운 곳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잔존종이다. 주로 러시아 사할린, 미국의 알래스카 등 툰드라 지역에 분포하는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라산 백록담 주변의 절벽부에서 소수개체가 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를 지혜롭게 대비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해류의 온도나 이동, 태양의 활동 등을 분석해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기후는 태양, 대기, 해수 및 생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긴 시간을 두고 변화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자료에 의해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과거에 지구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기후변화의 역사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기후변화의 증거는 땅속의 화석, 빙하 속의 공기, 해안가 절벽의 파식대 등 지구의 다양한 장소에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는 현재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을 통해 과거 기후변화의 흔적을 찾아봅니다.

◇잔존종을 보면 과거 식물 분포가이 보여요
식물학 분야의 경우, 수명이 긴 나무의 나이테 간격을 분석하거나 토양층에 퇴적돼 있는 꽃가루나 포자를 활용해 과거의 기후를 추론합니다. 또 특수한 장소에 고립돼 있는 기후적 잔존종(또는 잔존집단)의 분포를 통해 과거의 식물 분포를 복원하기도 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서 잔존종은 과거에 크게 번성했지만 지금은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살고 있는 생물종을 말합니다. 잔존종의 분포가 과거 식생대와 기후를 알려 주는 증거가 되는 이유는 기온이나 강수량과 같은 기후가 식물의 생존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기후의 변화에 따라 식물은 이동과 고립, 소멸을 반복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형태가 변화하는 진화를 하기도 하고, 저마다 다른 고유한 생태적인 특징을 갖게 됩니다. 변화된 기후에 적합한 생태적 특징을 가진 식물들은 분포 면적이 넓어지지만, 그 반대의 식물들은 분포 면적이 줄어들거나 소멸하게 됩니다. 빙하기처럼 추운 기후에는 북쪽의 한대성 식물들이 남쪽으로 확장을 하고, 기후가 온난해지면 남쪽지역에 분포하는 식물들이 북쪽으로 다시 이동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대성 침엽수인 지리산의 가문비나무에 열매가 매달려 있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현재까지 약 1만년 동안 한반도는 수 차례에 걸쳐 식생대가 변화해 왔습니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종비나무와 같은 한대성 침엽수로 덮여 있던 한반도의 숲은 빠른 속도로 신갈나무 등이 우위를 점하는 낙엽 활엽수림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리고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난온대 또는 아열대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들이 한반도 내륙까지 확장했습니다. 그 후 다시 한랭건조한 기후로 변화하면서 상록활엽수들은 현재의 남쪽 도서지방이나 제주도로 후퇴하게 됩니다. 식생대가 변화는 과정에서 북쪽이나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긴 시간 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장소를 ‘피난처(Refugia)’라고 합니다.

설악산에서 만날 수 있는 눈잣나무는 몽골, 일본 북부, 시베리아 등에 분포하는 한대성 식물로 설악산의 눈잣나무 자생지는 지구상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한라산은 북방계 식물의 귀한 피난처
한반도에는 아고산지대, 석회암지대, 얼음골, 고층습지 등과 같은 다양한 피난처가 분포합니다. 피난처의 수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잔존종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곳에 잔존해 있는 식물의 대부분은 빙하기 식물로 알려져 있는 북방계 식물입니다. 빙하기의 우리나라가 매우 추운 곳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죠.

한반도는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과 같은 다수의 아고산대 산지들로 구성된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아고산대는 해발고도 1,500~2,500미터의 지대로 고산대와 저산대의 사이에 있으며, 저온 건조하고 침엽수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백두대간 밑으로도 제주도의 중심에 한라산이라는 해발고도 1,950m의 큰 산이 있습니다. 빙하기에는 북쪽에서 남하한 북방계 식물들이 낮은 지대에도 분포했지만 빙하가 물러가면서 이들도 수평적으로는 북쪽으로, 수직적으로는 산지의 높은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높은 산의 정상부에 고립돼 있는 북방계 식물은 과거 한반도가 주빙하기후의 영향을 받은 것을 알려주는 증거로 인정됩니다.

 

◇식물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면 과거와 미래가 보여요
히어리와 비슷한 분포 특성을 가지고 있는 식물들이 여럿 있습니다. 생울타리용으로 흔히 식재하고 있는 회양목과 분재 소재로 유명한 소사나무, 그리고 ‘수달래’라고도 불리는 산철쭉입니다. 이들 남방계 식물의 분포 역시 매우 특이합니다. 소사나무는 서남쪽 해안에서는 비교적 흔히 분포하지만, 불과 십여㎞만 내륙으로 들어오면 분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서남해안에서 100㎞이상 떨어진 강원도의 석회암지대에서 큰 무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식생경쟁을 극도로 싫어하는 양지식물인 소사나무 역시, 히어리처럼 한반도가 극상림(숲의 천이과정 중 생태계가 기후조건에 맞게 성숙되고 안정화된 숲의 마지막 단계)으로 덮이기 이전에 한반도 전역으로 이동했을 것입니다. 아열대 또는 온대 수종들이 자리 잡은 산림지대는 소사나무와 같은 양지식물에게는 지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잔존종이 들려주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가 몰랐던 과거의 기후환경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식물의 분포나 우리 주변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한국일보(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3211521341988?did=NA&dtype=&dtypecode=&prnewsid=)
 
김진석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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