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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습지의 날’(2월 2일)에 돌아본 습지의 중요성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0-02-04 14:46:00
  • 조회1509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을 걷는 동안 머리 위로 새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청둥오리, 황새, 갈매기 등 무리지어 하늘을 나는 새들의 움직임은 자유 그 자체였다. 사람들이 들고 나는 나무데크를 제외하곤 가로등이나 인공 조형물을 전혀 설치하지 않은 순천만습지. 자연과 공존하려는 노력이 느껴져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습지의 모습.

처음 순천만습지를 찾았던 5년 전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 15만평의 넓은 갈대밭은 적막함이 느껴질 정도로 고요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습지의 생태계는 매우 생동감이 넘친다. 짱뚱어, 갯게, 고둥 등 갯벌에 구멍을 내고 살아가는 저서동물들, 염분 농도가 높은 땅에 적응하여 생육하는 염생식물들, 고라니, 수달 등 사람들의 눈을 피해 서식하는 포유동물과 철마다 순천만을 찾는 다양한 철새들까지. 순천만습지는 그야말로 생물 다양성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해 2월 2일은 람사르협약 사무국이 정한 ‘세계 습지의 날’이다. 오염, 토지개발 등의 이유로 지난 300년 동안 87%가 사라진 습지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지정됐다. 올해 세계 습지의 날 주제는 ‘습지와 생물 다양성(wetlands and biodiversity)’이다.

지구 표면의 6%에 불과한 습지에는 모든 생물 종의 40%가 살고 있다.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인구가 이 습지에 의존하여 식량을 공급받거나 관광자원으로 부가가치를 얻는다. 연간 47조 달러에 해당하는 엄청난 경제적 가치다. 하지만 인류에게 습지의 중요성은 아직도 크게 와닿지 않는 듯하다.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된 협약은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촉구하는 국제협약으로 현재 전 세계 2300개가 넘는 습지를 람사르 사이트(Ramsar site)로 공식 지정하여 관리한다.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습지는 2019년 현재 23개다. 순천만습지 2800ha는 2006년 국내 연안습지로는 처음으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다.

습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일 뿐 아니라 지구의 콩팥으로 불릴 정도로 각종 오염원을 정화시키고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갯벌 사이사이에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하여 홍수 때 물이 범람하는 것을 막아주고, 갈대군락은 질소, 인 등을 흡수하여 바다의 적조현상을 방지한다. 갯벌에 서식하는 수많은 식물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동일 면적의 숲보다 더 많은 산소를 배출한다.

람사르협약에서는 자연적이든, 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 물이 정체하고 있든, 흐르고 있든, 담수이든, 염수이든 관계없이 물이 빠졌을 때 수심이 6m를 넘지 않는 해역을 포함한다고 정의한다. 수도권 한강하구에 자리 잡은 고양 장항습지, 황룡강 장록습지 등은 도심과 가까운 습지로 현재 람사르 습지로 등록 추진 중이다.

도심에 습지 등의 물길이 흐르는 경우 한여름 열대야를 막는데 효과적이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엔 도시를 관통하는 탄천이 흐르고 있는데 탄천의 지류가 사방으로 뻗어있는 신도시와 지류가 없는 시가지와는 한여름 온도가 3℃ 이상 차이가 난다는 시청의 공식 보고가 있었다.

습지의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자 최근엔 청소년 교육에서도 습지를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역의 한 청소년수련관은 뒷산에 작은 습지를 조성해 양서류 서식지를 만들고 가족 자원봉사단이 함께 벼농사를 지어 아이들에게 친환경 교육을 선보인다. 생활 속에 이뤄지는 환경교육은 그 어떤 방법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환경부는 올해 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한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훼손된 습지 복원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 시 훼손 면적에 상응하는 대체 습지를 조성하는 습지총량제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습지 건강성 평가, 인공습지 조성과 같은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제도 도입의 기반도 마련한다.

편리함만을 위해 마구 내달리던 개발 방식이 속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개발 방법을 생각하는 변화가 참 다행스럽다. 우리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후대에게 어떤 환경을 물려줄 것인가, ‘세계 습지의 날’을 통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http://www.korea.kr/news/reporterView.do?newsId=148868750&call_from=naver_news)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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