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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면서 쓰레기 줍는 ‘플로깅’ 체험기...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0-11-10 10:14:00
  • 조회141

지난 주말 한강 망원지구에서 플로깅을 했다. 한 시간가량 달리면서 쓰레기를 주웠다. 중간에 쓰레기 봉투를 한 번 비우고, 두 번째 채워진 쓰레기 봉투.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주말 한강 망원지구에서 플로깅을 했다. 한 시간가량 달리면서 쓰레기를 주웠다. 중간에 쓰레기 봉투를 한 번 비우고, 두 번째 채워진 쓰레기 봉투.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플로깅(Plogging)은 이삭 줍기를 뜻하는 스웨덴어 플로카업(Plocka Up)과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한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환경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년 전부터 ‘줍깅(줍다+조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확산되고 있다. 많은 지자체와 기업에서도 플로깅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SNS에서는 많은 사람이 운동복을 입고 쓰레기 봉투를 들고 인증샷을 올린다. 

플로깅의 트렌디함이 사람들의 등을 은근 떠밀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쓰레기를 줍는 일이 유행인 것은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유행인 것보다 다행인 일이다. 유행이 습관이 되는 사례도 얼마든지 있으니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플로깅이 환경운동으로 나아가는 좋은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일회용 봉투, 일회용 장갑 금지... 플로깅으로 쓰레기 만들지 않기

한강 망원지구 주차장에 가득했던 담배꽁초, 포장용기, 과자봉지, 일회용컵. 이밖에 패트병, 커피캔, 휴지조각, 물티슈, 나무젓가락 등이 있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한강 망원지구 주차장에 가득했던 담배꽁초, 포장용기, 과자봉지, 일회용컵. 이밖에 패트병, 커피캔, 휴지조각, 물티슈, 나무젓가락 등이 있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플로깅 장소는 한강 망원지구로 정했다. 기왕이면 한강을 보면서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출발 전 준비물을 체크했다. 플로깅에 필요한 건 쓰레기를 담을 비닐봉투와 쓰레기를 집을 때 사용할 장갑 또는 집게다. 일회용 봉투나 일회용 장갑은 금지물품이다. 플로깅 과정에서 쓰레기가 나온다면 플로깅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종량제 봉투나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백을 사용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장갑이나 집게가 필요하다. 옷은 편안하게 입고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마스크도 필수다. 

준비물을 챙겨서 망원지구로 갔다. 망원지하보도차도를 지나 망원한강공원 쪽으로 걸었다. 한강이 보이고 그 앞으로 주차장이 보였다. 주차장에서부터 쓰레기가 보여서 집게를 꺼내 봉투에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나중에 보니 주차장은 망원지구에서 쓰레기가 가장 많은 장소였다. 

가장 먼저 주운 쓰레기는 물티슈였다. 물기가 다 마르고 더러워진 상태로 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물티슈를 시작으로 담배꽁초, 패트병, 커피캔, 아이스크림 포장지, 일회용 종이컵, 과자껍질 등을 주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았던 건 담배꽁초였다. 집게로 대여섯개를 집어서 봉투에 담고 조금만 몸을 틀면 거기에도 꽁초들이 모여 있었다. 사람들이 차에 타기 전 가볍게 담배를 피우고 발로 비벼 끄고 그대로 자리를 뜨고 남은 모습이었다. 

담배꽁초들은 길거리에도 많았지만 배수구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었다. 낙엽과 휴지조각과 과자봉지가 함께인 모습이었다. 비가 오면 물이 차올라 어디론가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짧은 집게로는 빼낼 도리가 없어서 배수구에 빠지기 직전인 휴지조각과 과자봉지만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한강 옆에 버려진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강으로 흘러가는 건 시간문제로 느껴졌다. 주차장에서는 쓰레기가 많아서 뛸 수가 없었다. 걸어다니며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주워 담았다. 

◇ 플로깅에서 주운 쓰레기는 분리수거 후 버려야

망원지구에 도착해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지 10분만에 봉투가 가득찼다. 일차로 주차장 내에 마련되어 있는 쓰레기통에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해 버렸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망원지구에 도착해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지 10분만에 봉투가 가득찼다. 일차로 주차장 내에 마련되어 있는 쓰레기통에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해 버렸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집에서 가져간 5리터 종량제 봉투는 10분만에 가득 찼다. 일차로 주차장에 있는 쓰레기통에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를 나눠서 버렸다. 플로깅에서 주운 쓰레기는 반드시 종류별로 분리해서 버려야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봉투를 비우고 드디어 산책로로 넘어가 뛰기 시작했다. 산책로는 주차장과 달리 쓰레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산책로 중간중간 벤치에서는 뭉쳐진 휴지조각과 먹다 만 생수병이 간헐적으로 보였다. 사람이 오래 머무르는 장소에서 쓰레기는 더 자주, 더 많이 보였다. 쓰레기는 함부로, 대수롭지 않게 버려져 있었다. 

그렇게 40분 정도 더 달리면서 패트병, 휴지조각, 물티슈, 종이조각 등 쓰레기가 보일 때마다 주워 담았다. 가끔씩은 멈추고 야경을 감상했다. 지는 해는 아름다웠고 손에 든 쓰레기는 점점 늘어갔다. 어느새 양화대교가 눈 앞에 보였다. 금세 해가 지고 손에 든 봉투가 다시 가득 차 있었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해 버렸다. 이후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나왔다. 

주말 저녁 탁 트인 야외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고 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상쾌한 쪽에 가까웠고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다. 집에 가만히 누워있을 수 있는 시간에 밖으로 나와 운동을 하고 쓰레기를 줍는 1석2조의 시간을 보냈다. 환경운동은 거창하고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고 대단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도 아니었다. 현재 있는 곳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만으로 실천할 수 있다.

쓰레기를 줍는 게 큰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버린 쓰레기가 쓰레기통이 아닌 길 위에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은 많다. 야생동물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고 흙이나 비에 나쁜 성분이 녹아들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359)
곽은영 기자

 

게다가 그저 종량제 봉투 하나만 챙기면 되니 동참 자체도 어렵지 않다. 플로깅의 방법은 다양하다. 뛰면서 쓰레기 줍기가 힘들다면 걸으면서(Walking) 쓰레기를 줍는 플로킹으로 변환할 수도 있다. 플로깅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집 앞 골목부터 공원, 산, 바다 등 한정이 없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줍는 자전거 플로깅부터 수영을 하면서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스윔픽(Swimpick), 바닷가 쓰레기를 줍는 비치코밍(Beachcoming) 등 좋아하는 스포츠를 접목할 수도 있다. 

플로깅을 끝내고 볼보코리아 플로깅 행사 참가 인증을 위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해시태그를 걸었다. 친구들이 ‘함께 하고 싶다’고 댓글을 달았다.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언택트 플로깅의 매력이다. 앞으로도 기회를 만들어 혼자서 또는 친구와 플로깅을 하려고 한다. 쓰레기가 보이면 허리를 굽히고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는 힘이 조금씩 붙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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