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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플라스틱·스티로폼...포장재에 둘러싸인 2021년 인류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1-01-08 12:11:00
  • 조회467

배송업체들의 과대포장으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거의 모든 물건들은 무언가로 포장되어 있다. 포장재들은 대부분 한번 쓰면 바로 버려진다. 재활용이 쉬운 소재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것 역시 너무 많이 버려지면 문제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라면 하나에는 포장재가 얼마나 필요할까. 4~5개씩 묶음상품으로 판매하는 라면은 대부분 비닐로 이중포장되어 있다. 건더기 스프와 분말스프도 각각 따로 담겨있다. 라면 하나 끓여 먹으면 비닐 포장지 4개가 나온다. 5개들이 묶음을 사면 나머지 4개는 이중포장 없이 먹어도 되지만, 지금도 마트에는 비닐로 이중포장된 라면이 겹겹이 쌓여있다. 컵라면을 먹어도 스프는 따로 뜯어야 한다. 그 많은 비닐은 전부 어디로 갈까?

라면만의 문제가 아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거의 모든 식재료가 비닐에 담겨있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제법 단단한 비닐은 재료의 신선도와 청결을 유지하는 일등공신 중 하나다. 문제는 수명이 짧다. 제 몫을 다한 비닐이 하루에도 몇 개씩 버려진다. 얇고, 가볍고, 단단하지만 값이 싸고 어디서나 구할 수 있어서다. 편의점에 가서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플라스틱 칫솔을 비닐봉투에 담아와도 천 원 짜리 두장이면 충분하다. 가격이 저렴한데 품질은 좋아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자원순환’ 관점에서 보면 참 골치아픈 문제다.

깨끗해서 좋은데, 깨끗해서 골칫거리다. 생각해보자. 팬데믹 시국이라 덴탈 마스크는 한 장씩 개별포장된 제품이 믿을만하다. 마트나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장갑을 주면 마음이 놓인다. 다른 사람의 손길이나 숨결에서 내 건강을 지킬 수 있어서다. 하지만 내 건강을 지킨 그 비닐들은 곧 어딘가에 버려진다. 함부로 버려져 굴러다녀도 문제, 잘 모아서 버리면 그나마 괜찮지만 그것도 너무 많이 버려지면 또 문제다.

◇ 이 세상 모든 제품을 둘러싼 포장재...대안 있나?

지난 연말, 기자는 2020년의 마지막 장을 봤다. 특별히 많이 사지는 않았다. 연휴 기간 먹을 떡국 재료와 평소 집밥에 필요한 일부 식재료만 골라 샀다. 떡국떡과 만두, 다진마늘, 그리고 소시지 등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음식과 식재료를 열 개 남짓 샀다. 그런데 커다란 플라스틱 덩어리들과 함께 비닐포장재가 구매한 물건 숫자만큼 꼬박꼬박 쌓였다.

특별히 과대포장 제품을 사지도 않았다. 하지만 제품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들이 곧바로 비닐 등 일회용품 쓰레기와 연결됐다. 도시락용 김과 개별포장된 다진마늘은 제품 하나당 열 개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었다. 플라스틱 대신 골판지에 담긴 달걀을 골라 샀는데도 제품 숫자와 포장재 쓰레기는 정비례했다. 원치 않던 커다란 스티로폼 상자까지 생겼다.

기자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지난 2019년,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조사에서 ‘제품 선택시 개인에게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선택권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대해 ‘선택권이 없다’고 답한 소비자가 53.3%였다.

물론 대안은 있다. 요즘 ‘알맹상점’이 핫하다. 용기나 포장 없이 꼭 필요한 만큼만 물건을 살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숍’이다. 하지만 그 매장은 망원동에 있고 기자 집은 잠실이다. 포털사이트 지도로 경로를 검색해보니 (교통체증이 상대적으로 덜한 오후 2시 기준) 자동차로 36분, 택시비 2만 1300원이 나온다고 했다. 장을 보러 잠실에서 망원동까지 가는 건 솔직히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이 밖에도 포장 없이 물건만 파는 가게들이 몇 군데 있지만 기자 집에서 걸어갈만한 곳은 없다. 좀 더 보편적인 방법은 없을까?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코너/그린포스트코리아

라면 하나에는 포장재가 얼마나 필요할까. 4~5개씩 묶음상품으로 판매하는 라면은 대부분 비닐로 이중포장되어 있다. 건더기 스프와 분말스프도 각각 따로 담겨있다. 라면 하나 끓여 먹으면 비닐 포장지 4개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면 코너.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코로나19에 포장재 폐기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포장은 얼마나 많이 버려지고 있을까.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12월 31일 발간한 <1회용 포장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보증금제도 도입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1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은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약 47~60%를 차지한다. 보고서 1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해 “제품의 유통을 위해 포장재로 한 번만 사용된 후 버려지는 쓰레기로서 생활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다양한 포장재가 개발되고 그 사용량 또한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온라인 유통이 강화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됐다. 김경민 국회 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조사관은 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배달문화가 발달해 특히 포장재 폐기물 발생이 심각하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포장재 폐기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플라스틱폐기물의 처리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2020년 재활용폐기물은 11.2%, 폐지는 29.3%, 그리고 플라스틱은 15.6%늘었다. 플라스틱은 하루당 734톤(2019년)에서 848톤(2020년)까지 늘어났다. 이와 같은 경향은 포장재 폐기물의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당수는 재활용이 된다. 하지만 재활용이 기대만큼 높은 비율로 이뤄지기만 하는 건 아니다. 플라스틱 포장재 중 순환자원으로 활용이 높은 페트(PET) 사례를 보자.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21년 생산량이 약 5,800억 개 정도로 예측되는데, 이는 지난 2004년의 3,000억 개와 비교해 두 배에 육박하는 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50억 개의 PET가 생산되고 있으며, 환경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PET 유래 재생원료의 수요 확대를 통해 PET 음료병의 재활용 확대정책을 시행 중이다.

김경민 조사관은 보고서에서 “이를 위해 PET의 수입을 중지하고 있으나, 고품질의 PET 재생원료의 수입은 열어놓고 있어 PET 수입을 중지했다고 보기 힘든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PET는 이동성이 뛰어나 버려지기 쉽고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관리되지 않는 폐기물이 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 2월 설 연휴 앞두고 포장재 이슈 다시 관심

조만간 소비시장에서는 포장재 관련 이슈가 다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월에 설 연휴가 있어서다. 환경부는 매년 설과 추석 기간에 과대포장으로 인한 자원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단속을 벌인다. 선물세트 등의 과대포장을 막겠다는 취지다.

환경부는 지난해 추석에도 8월 28일부터 9월 11일까지 전국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과대포장을 집중 점검하며 포장 기준을 위반해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당시 환경부는 카드뉴스 등을 통해 “명절에 판매량이 많은 1차 식품, 주류 등의 종합제품(선물세트)은 포장횟수 2차 이내, 포장공간비율 25% 이사의 포장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앞서 2019년 추석에서는 9,447건의 제품 중 포장기준을 위반한 제품 62건을 적발했고. 지난해 설에는 7,252건을 점검해 포장기준을 위반한 제품 48건에 대해 총 48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다만 본지가 지난 9월 따로 취재한 바에 따르면, 명절을 제외한 평상시에는 과대포장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포장재와 용기 등의 사용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 2,445억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 늘었다. 이 과정에서 포장재나 배달용기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환경적인 문제와 더불어 물량 부족 현상까지 이어질 정도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배달 수요 폭증으로 배달 용기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한 식품포장용기 업체는 이달 말까지 별도 주문 받는 포장용기 제작을 중단하고 또 다른 포장용기 제조사도 포장용기와 플라스틱 국그릇 등이 품절돼 판매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늘어만 가는 포장재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줄여야 산다 2편에서는 포장재 문제를 둘러싼 환경적인 이슈와 소비자들의 의견을 취재한다.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122)
이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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