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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의 가격은 얼마일까?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19-06-05 11:52:00
  • 조회1142

뉴욕타임즈의 수석기자였던 에두아르도 포터는 ‘모든 것의 가격(The Price of Everything)’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생명, 행복, 문화, 신앙에도 숨은 가격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짜’의 가격에 관한 분석이다. 공짜 물건은 소비자들이 애초에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게 하고, 훗날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짜의 역습

공짜가 결코 공짜는 아니라는 논리는 자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가 그동안 공짜로 주어진 것이라는 인식 탓에 자연 생태계를 무분별하게 개발해 과소비한 결과, 오늘날 환경오염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면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근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생수를 사먹는 것이 일상생활로 자리 잡은 것을 보면, 과거에는 아무 노력 없이 누려왔던 깨끗한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습지 가격 15조 달러?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 생태계 중의 하나인 습지에 가격을 매겨 본다면 얼마나 될까? UN의 ‘새천년생태계평가’에 따르면 전 세계 습지의 가치는 1997년 기준 15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경 7,800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습지는 홍수 조절과 지하수 보급, 수산식량 공급, 생물다양성 보존, 오염물질 정화, 휴식 및 관광, 기후변화 완화 등 생태계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갯벌 개발이익 〈 갯벌기능 손실

특히, 우리가 갯벌로 부르는 연안습지의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우리나라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할 정도로 넓은 면적과 건강한 생태계를 지니고 있다. 갯지렁이와 같은 대형저서동물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북유럽의 와덴해 갯벌보다 4.3배나 많은 800여 종이 살고 있다. 인구 28만 명에 불과한 순천시가 한해 500만 명 이상 찾는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거듭난 것도 순천만 갯벌을 복원한 덕분이다.

이와 같은 갯벌의 가치를 생각하면 매립과 같은 개발 행위는 겉으로 드러나는 비용보다 갯벌기능 상실에 따른 많은 숨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 비용은 개발 이익보다 클 수도 있는데, 때로는 그 이익이 소수에 집중되고 갯벌 훼손의 대가는 우리 모두가 치를 때도 있어 갯벌 개발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갯벌법’ 내년 시행

우리나라는 습지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 1997년부터 가입하는 등 갯벌을 비롯한 습지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해양수산부는 2001년부터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갯벌 13곳 1,422㎢을 지정 관리하고, 2010년부터는 갯벌생태계 복원사업도 함께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갯벌법’을 제정해 내년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갯벌 보전·관리 정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갯벌법에서는 수산자원 생산, 오염물질 정화, 이산화탄소 흡수 등 갯벌 생태계가 주는 혜택인 갯벌생태계서비스의 개념을 도입하고, 그 가치를 5년마다 평가하도록 했는데, 이를 통해 갯벌의 가치가 더욱 인정받게 되어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적 수준의 관리체계 도입

뿐만 아니라 정부가 보호 및 관리하는 범위도 넓어진다. 종전에는 만조와 간조 경계선 사이의 갯벌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갯벌법에서는 갯벌에 면한 수심 6m까지를 포함하도록 했다. 이는 람사르협약에서 정한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국제적 수준의 관리체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 하겠다.

이 밖에도 갯벌복원사업의 근거와 절차를 법률에 담으면서 훼손된 갯벌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세계 습지 보전·관리 운동의 밀물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갯벌을 배경으로 한 속담이 있다. 그간 갯벌에 있어 ‘개발’ 이라는 썰물이 있었다면, 이제는 ‘보존·복원’이라는 밀물이 들어오고 있다. 과거에 개발과 성장을 우선하며 간척사업으로 인해 서울의 면적보다 넓은 갯벌이 사라졌던 아픔을 교훈 삼아, 이제는 갯벌의 가치를 명심하고 더욱 소중히 가꿔나가야 할 것이다. 갯벌 복원사업, 갯벌법 활성화 등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습지 보전·관리 운동의 밀물로 활약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출처 : 현대해양(http://www.hdh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69)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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