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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과학] 환경오염 못지않은 위협…`생태계 교란종`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0-07-01 10:40:00
  • 조회726
지난 3월 30일, 환경부는 보석거북(중국줄무늬목거북, 돌거북과·Ocadia sinensis)과 리버쿠터(늪거북과·Pseudemys concinna)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다. 보석거북과 리버쿠터는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거북으로 다른 종에 비해 크게 자라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적당한 시점에 방생을 선택해 왔다. 하지만 자연으로 보내졌던 거북들이 하천과 호숫가에서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이제 사육을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Q.생태계 교란 생물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A.생태계 교란 생물이란 위해성평가 결과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가 큰 것으로 판단되는 종을 의미한다.
 
강원도의 한 저수지에서 피라냐가 발견되며 외래종 실태에 관심이 쏠린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이후 조사에서 더 많은 개체 수의 피라냐가 관찰되지는 않았고 방생에 의한 것으로 추측됐다. 열대어종인 피라냐는 강원도 저수지 환경에서 적응하는 데 실패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무분별한 방생으로 인한 생태, 인간에 대한 위해성을 고려해 위해우려종(국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 등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외래생물)으로 지정됐다. 피라냐와 달리 은귀거북은 방생된 생태계에서 다른 토종 동물을 잡아먹거나 도태시킴으로써 토종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해쳤다. 특히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발간한 보고서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적색자료집(Red List·멸종 위험이 높은 생물의 분포·서식 현황을 수록한 자료집) 양서류·파충류`에 따르면 토종 거북인 남생이의 개체 수 급감이 붉은귀거북과의 서식지 경쟁에 의한 결과로 보고됐다. 서두에 언급한 보석거북은 멸종위기종인 남생이와의 교잡종임이 확인됨에 따라 남생이의 유전자 순수성을 해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렇게 생태계 교란종은 생태계 위해성 평가를 통해 환경부 장관이 지정·고시해 정해진다(생물 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8호). 
 
Q. 생태계 교란종은 어떻게 유입되나요?

A.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는 생물은 대부분 외래종이다. 외래종은 국외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모든 생물을 의미한다. 바다에서도 외부 유입종에 의한 몸살이 만만치 않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홍합은 1950년대 경남 지역을 통해 유입된 이후 토종 홍합을 밀어낸 지중해담치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흔히 보는 따개비도 토종따개비(고랑따개비)가 아니라 외래종인 주걱따개비다. 이들은 선박평형수(Ballast water·선박이 화물을 하적한 후 부력으로 인해 안정성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박 아래 채우는 물을 말하며 평형수는 현지의 해수를 담고, 다시 화물을 채우면 비우게 된다)를 타고 들어왔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평형수에서 배출되는 생물 중 약 3%가 살아남는다고 보고한 바 있으나, 이 낮은 생존력도 기존 생태계에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외래종이 아닌 토종 이입종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강준치(잉어목 잉어과)는 외래어종은 아니지만 낙동강 수계로 이입돼 최근 낙동강 일대에 급격하게 확산된 것으로 보고됐으며 붕어와 참몰개와 같은 토착종을 잡아먹으며 새로운 우점종으로서 자리 잡은 육식성 물고기다. 안광국 충남대 생물학과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강준치는 현재 낙동강 수역에서 60% 이상의 우점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체량으로서의 비율은 90%를 넘는다.

Q. 생태계 교란종이 유입되는 다른 이유는 없나요?

A.기후변화에 따라 해수 온도가 상승됐으며 양식어류 수입 규모도 확대돼 외래 해양생물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아열대나 열대지역에서 살던 생물들이 한반도 지역으로 올라오고 있다. 환경부 보고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은 담수어종의 분포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열목어를 비롯한 냉수어종의 서식처인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더불어 증발량 증가로 하천과 강의 체류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배스와 같은 외래어종이 번성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다트머스대와 위스콘신대 공동연구팀은 기존 해역에 서식하던 플랑크톤과 외래 침입한 플랑크톤 혼합 실험에서 지구 온난화로 환경에 변화가 있을 때 섭식 관계에 있어 기존에 서식하던 토종 플랑크톤종보다 외래 침입종이 생존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결과를 국제 저명학술지 생태학회지(이콜로지)에 발표했다. 외래 침입종이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유연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생태계 교란종 관리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A.낚시를 하다 잡힌 배스나 블루길을 다시 풀어주는 것은 법에 걸리는 행위다. 실제 환경 당국에서 생태계 교란종에 대해 방생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어종은 1970년대 부족한 식량자원을 보충하기 위해 미국에서 들여왔으나 기대만큼 식탁에 오르지 못했고 강한 번식력을 갖고 있어 국내 하천 등에 널리 퍼지며 토종 생태계 균형을 망가트리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후 정부는 배스나 블루길의 퇴치 정책으로 교란종의 제어를 위한 종별·시기별·생활사별 관리법을 마련하고 수매사업을 통한 제거를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이런 생물들의 제거 역시 또 다른 생태계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기도 하다. 포식자의 갑작스러운 감소가 예상치 못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결국 계속적인 모니터링과 변화를 예측하는 기술, 그리고 개체를 제어하는 방법이 다양한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란 것이다.
 
 
원은지 한양대 해양·대기과학연구소 연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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