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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과 습지의 상관관계, 운곡람사르습지 생태관광지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1-07-07 15:06:00
  • 조회2480
고창군은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왜 그런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모든 의문이 풀리는 여행이 있다.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860종이 넘는 생물의 서식지다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860종이 넘는 생물의 서식지다
●고창 구들장의 비밀
 
자동차를 운곡람사르습지 생태공원 탐방안내소 친환경 주차장에 맡기고 탐방열차(일명 수달열차)에 몸을 실었다. 저수지를 끼고 도는 3.3km 호반 산책로를 이렇게 스쳐 가자니 엉덩이가 들썩이지만, 아직은 참아야 한다. 지금은 예고편일 뿐, 본격적인 트레킹이 기다리고 있음을 지난해 경험으로 알고 있다. 
건강도 챙기고 습지탐방도 하는 노르딕워킹
건강도 챙기고 습지탐방도 하는 노르딕워킹
운곡저수지를 도는 수달열차
운곡저수지를 도는 수달열차
운곡저수지는 영광 원자력발전소에 물을 대기 위해 골짜기 안쪽에 있던 9개 자연마을을 수몰시켜 1984년에 준공됐다. 5개의 골짜기가 모이는 곳이라 오베이골(오방골)로 불렸던 곳이다. 비탈진 다랭이논을 일구고, 닥나무를 키워 한지를 만들던 156가구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저수지 주변 6개 마을(매산, 부귀, 송암, 독곡, 호암, 용계)에 이주하거나 더러는 멀리 떠났다. 운곡에서 나고 자란 김대원 에코매니저가 들려주는 수몰 전 마을 이야기가 한창 흥미로운데 어느새 하차지점인 운곡습지홍보관에 도착했다. 운곡습지홍보관에서는 수몰 마을 이야기와 지질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시물로, 체험으로 익힐 수 있다. 화산가스분출 원리를 알아보는 간단한 실험이나 화산 비누 만들기 체험은 아이들을 즐겁게도, 유식하게도 한다. 
세계 최대 크기의 고창 고인돌
세계 최대 크기의 고창 고인돌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습지생태탐방 코스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세계 최대 크기의 고인돌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역사로 보나, 크기로 보나 지신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정성을 바치면 소원도 들어주신다. 고인돌을 포함해 이곳 암석의 89%가 유문암 기질 응회암 또는 유문암인데, 결 따라 판으로 쪼개지는 특성 때문에 온돌 구들장으로 사용하기 제격이었다. 그래서 주택의 재료로 사라진 고인돌이 꽤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운곡에 습지가 발달한 이유도 조직이 치밀해 물을 잘 투과하지 못하는 유문암 지반 때문이다. 
생태공원 놀이터
생태공원 놀이터
이리저리 쓰이고도 남아 있는 고창의 고인돌은 1,665기로 한국에서 출토된 고인돌의 60%가 넘는다. 그중 고창 죽림리 일대의 고인돌 477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고인돌이 많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살았다는 방증이고, 주거지의 필수 조건은 풍부한 물이었다. 고창에서 유일하게 고인돌이 발견되지 않은 곳이 흥덕면인데, 이곳엔 이동에 유리한 수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폐목으로 만든 동물상
폐목으로 만든 동물상
생태공원에 핀 수련
생태공원에 핀 수련
고창 생태관광은 보전과 관광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성공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운곡람사르습지 생태공원의 곳곳에 세워진 삵, 수달, 담비, 고라니, 멧돼지 등 동물 조형물이 그 예시다. 고창운곡습지생태관광협의회에서 주민들 스스로 폐목재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송암마을 주민들이 솜씨를 부렸다. 목공예 조형물은 자연 속에서 무척 조화로울 뿐 아니라 탐방객 체험 프로그램으로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다.
뚝딱 만들어지는 자연물 만들기 체험
뚝딱 만들어지는 자연물 만들기 체험
미리 준비된 재료를 목공풀로 붙이는 간단한 작업 끝에 콩이 눈이고, 팥이 코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담비가 태어났다. 워킹스틱을 이용하는 노르딕워킹은 생태관광과 웰니스관광을 접목한 성과다. 준비체조부터 호흡을 통한 스트레스 지수 측정, 정확한 워킹으로 이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걷기 운동을 즐기는 실버층에 특히 반응이 좋다. 이 모든 체험과 탐방을 느긋하게 즐기려면 하루로는 부족하기에 지난해에는 가까운 용계리에 람사르 운곡습지 유스호스텔을 개장했다. 마을마다 특색있는 체류형, 힐링형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중이라 이틀도 부족할 수 있겠다.
버드나무가 물을 빨아들여 수위가 낮다
버드나무가 물을 빨아들여 수위가 낮다
활짝 핀 인동초
활짝 핀 인동초
모든 질문에 척척 답하는 에코매니저와의 동행
모든 질문에 척척 답하는 에코매니저와의 동행
●회복력을 충전해 드립니다 

농사를 중단한 지 40여 년 만에 스스로 복원된 고창 운곡리 일대 저층 산간지대 습지(1.797km2)는 2011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면서 그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야생화와 풀, 나무로 무성한 운곡습지에는 864종의 식물, 육상곤충, 저서무척추동물, 양서파충류, 조류,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다고.
 
신영순 에코매니저가 지난봄 표본조사 때 몇 미터 남짓한 웅덩이에서 30여종이 넘는 수생생물 표본을 발견했다고 하고, 나오미 에코매니저가 짧은 트레킹 동안에도 11종의 다른 새소리를 들었다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3년 고창군 전 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14년에는 환경부 지정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2017년에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향이 강한 어성초
향이 강한 어성초
고창의 생태관광은 핵심지역을 보존하고, 완충 지역을 생태관광에 활용하고, 인근 마을의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습지 보호 구역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데크를 설치하고, 바닥 목재 사이에 틈을 벌려 그 아래에서 자라는 식물에도 볕이 닿도록 배려했다. 옛 다랭이논 자리엔 논둑을 막아 물을 가두었는데, 봄철에는 유독 수위가 낮다. 물을 많이 빨아들이는 버드나무의 소행이다. 그래도 습지 곳곳에 사초와 고마리가 가득 피었다. 여름이 되면 진노랑 상사화, 3년을 기다려 작년에 첫 꽃을 보았다는 가시연꽃이 필 것이고, 새벽에는 안개가, 밤이면 애반딧불이가 손에 잡힐 만큼 많다는 에코매니저들의 수다스러운 증언이 쏟아진다. 비가 오면 더 좋다니, 결국 일 년 내내 아무 때나 오라는 결론이다. 이렇게 유익한 탐방해설이 누구에게나 무료라니, 횡재가 따로 없다. 
자연의 복원력에 사람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자연의 복원력에 사람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생태탐방의 종착지인 고창 고인돌공원
생태탐방의 종착지인 고창 고인돌공원
운곡람사르 습지탐방의 마지막 통과 의례는 고창 군수라도 피해갈 수 없다는 신발 털기다. 나도 모르게 뭔가를 옮겨서 생태계를 교란해서는 안 된다. 산에서 내려온 소매골(소매끝) 바람의 도움으로 도착한 종착역은 고창 고인돌공원이다. 매주 토요일마다(7, 8월 제외) 오베이골 토요장터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여력이 남아 있다면 고인돌과 지질을 잘 아는 자연해설사의 도움으로 여행을 이어갈 수 있지만, 이번엔 글렀다. 꼬르르, 배가 보챈다.
연잎과 죽순이 가득한 호암마을 생태밥상
연잎과 죽순이 가득한 호암마을 생태밥상
대숲 속 명상센터
대숲 속 명상센터
 
●호암마을은, 기다리는 중입니다  

마을로 내려왔다. 운곡저수지와 람사르습지를 둘러싼 6개의 마을 중 2개 마을에서 생태밥상을 즐길 수 있는데, 지난해에 용계마을 생태밥상을 맛봤기에, 올해는 호암마을 생태밥상을 선택했다. 한 상 가득, 연잎이 찰밥과 수육을 품고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 초입에 조성한 연꽃밭에서 방부혁 이장님이 그날 오전에 땄다는 연잎이다. 제철을 맞은 죽순이 무침으로, 찜으로, 장아찌로 올라왔고, 주민들이 직접 담근 복분자주가 한 순배 도니 피곤이 녹아들었다. 
동해원 공소 옆 종탑
동해원 공소 옆 종탑
야외 수영장까지 갖춘 잔디마당
야외 수영장까지 갖춘 잔디마당
호암은 사연이 있는 마을이다. 교통이 불편했던 오지마을은 한센인들이 정착하기 좋은 곳이었다. 1968년에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파견된 강칼라 수녀를 포함해 선교사와 봉사자들이 환자들과 함께 공동체 마을을 형성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자활하려는 노력 속에는 마을을 더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도 포함되어 있었다. 수십명 단체도 묵을 수 있는 숙소와 모임 공간, 식당, 야외 수영장, 잔디 캠핑장까지 갖추고 있어서 이미 소문난 피정과 연수지다. 
주민들이 손수 흙을 날라 만든 기도실
주민들이 손수 흙을 날라 만든 기도실
강칼라 수녀님
강칼라 수녀님
 
관광에 대한 경험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던 호암마을은 생태관광으로의 전환도 빠르게 진행됐다. “그동안 자연의 수혜자였으니 이제 자연의 수호자로 살아야 한다”라는 방부혁 이장의 철학이 마을을 이끌었다. 생태밥상의 풍요는 이미 말했고, 연방으로 만든 풍경, 봉투를 재활용한 쇼핑백 등 주민들의 아이디어가 곱고 예쁘다. 2019년 문을 연 방문자센터에서는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효소, 쨈, 건나물 등 마을 특산물이나 주민들이 직접 빚은 ‘호암할매’ 도자기를 살 수 있다. 화시산 기슭에 자리한 마을엔 붉은 벽돌의 동해원 공소, 토굴 형태의 명상센터, 지금도 작동하는 종탑까지 있어서 ‘유럽풍의 시골 전원 마을’이라는 설명이 어색하지 않다. 만족도가 높다는 리마인드 웨딩 이벤트에도 딱 안성 맞춤한 공간이다. 
야생화는 밥상에도 오르고 부케가 되기도 한다
야생화는 밥상에도 오르고 부케가 되기도 한다
53년째 호암마을을 지키는 강칼라 수녀님은 고향 방문을 위해 지난해 이탈리아에 가셨는데, 여러 가지 상황으로 그 부재가 꽤 길어지는 중이다. 방문자센터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할머니 세 분이 꼭 누구를 기다리는 모습인 건 기분 탓일까. 누구든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도록, 누구라도 꼭 한 번 방문하기를 권하는 특별한 마을이다. 
 
ㆍ운곡람사르습지 생태공원(운곡습지홍보관)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죽림리 665-9  
ㆍ운곡습지 탐방안내소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운봉로 151
운영시간: 09:00~18:00(습지 해설 상시 운영)
전화: 063 564 7076
ㆍ람사르 운곡습지 유스호스텔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운곡로 91 
전화: 063 560 2717
출처 : 트래비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80)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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