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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 특보 내린 그날, 순창 강천산 올랐다···마냥 아늑했다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1-01-28 10:06:00
  • 조회1412
 
지난 1월 6~7일 많은 눈이 내린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지난해 12월 말부터 누적 적설량이 30cm를 훌쩍 넘는다.
지난 1월 6~7일 많은 눈이 내린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지난해 12월 말부터 누적 적설량이 30cm를 훌쩍 넘는다.
해가 바뀌자 20년 만의 추위가 엄습했다. 폭설까지 겹쳤다. 1월 첫째 주 대부분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렸다. 특히 호남에 큰 눈이 내렸다. 겨울 산행은 강원도가 먼저 떠오르는데 올해는 달랐다. 동쪽이 아니라 남쪽으로 달렸다. 전북 순창 강천산(583m)의 설화(雪花)가 장관이라는 소문을 듣고서였다. 1월 6일과 7일, 강천산을 두 번 들었다. 눈보라가 휘날리고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지만,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설경이 한없이 눈부셨고, 마냥 아늑했다.
 
힘 빼고 감상하는 설경
하얀 눈이 내려앉은 강천사 경내. [사진 순창군]
하얀 눈이 내려앉은 강천사 경내. [사진 순창군]
지난해 말부터 전라북도에 많은 눈이 내렸다. 서해안권인 부안·고창과 정읍·순창·임실 산악지역에 강설이 집중됐다. 순창군은 12월 29~31일 사흘간 16.6㎝의 눈이 내렸다. 백두대간 호남정맥이 지나는 순창 북부 지역은 30㎝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했다.
 
1월 6일 순창읍에 도착했을 때 당황스러웠다. 정초에 날이 풀린 까닭에 눈이 대부분 녹아버렸다. 차를 몰고 강천산 군립공원으로 향했다. 다행이었다. 깊은 산속은 햇볕이 덜 들고 기온도 훨씬 낮아 눈이 많이 남아 있었다.
 
양원준(50)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우선 몸풀기로 계곡 길을 걸었다. 병풍폭포~구장군폭포 2.7㎞ 산책로는 봄부터 가을까지 맨발로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순한 길이다. 눈이 덮여 있었지만, 거의 평지여서 아이젠이 필요 없었다. 절반쯤 언 계곡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웅장한 절벽과 폭포를 둘러보며 유람하듯 걸었다. 양원준 해설사는 “겨울 강천산은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사계절 다 아름답지만, 겨울이야말로 여유롭게 운치를 느끼기 가장 좋다”고 말했다.
강천산 군립공원 입구에서 40~50분 걸으면 나타나는 구장군폭포. 바짝 얼어붙었다.
강천산 군립공원 입구에서 40~50분 걸으면 나타나는 구장군폭포. 바짝 얼어붙었다.
30분쯤 걸으니 강천사가 보였다. 887년 도선 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때 전소한 뒤 재건했다. 강천사에서 다시 10분을 걸으니 구장군폭포가 나타났다. 삼한 시대 장군 아홉 명이 여기 모여 결의한 뒤 전쟁에서 이겼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바짝 얼어붙은 폭포는 얼음 성처럼 웅장했다.
 
우연히 만난 해넘이
강천산은 올해 마흔 돌을 맞은 한국 최초의 군립공원이다. 1981년 1월 7일 환경청(현 환경부)이 강천산 일대 15.8㎢를 군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양원준 해설사는 “규모가 작아서 군립공원이 됐을 뿐 수려한 경치는 여느 국립공원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면서 이 말을 실감했다.
신선봉 팔각정에서 바라본 강천산의 수려한 산세.
신선봉 팔각정에서 바라본 강천산의 수려한 산세.
강천산 군립공원는 등산로가 다양하다. 북쪽 강천산, 서쪽 산성산, 남쪽 광덕산이 ㄷ자 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광덕산 신선봉(425m)을 다녀오는 1코스를 택했다. 구장군폭포에서 걸음을 돌려 현수교 쪽으로 올라갔다. 산책로와 달리 산길은 눈이 수북했다. 아이젠을 장착하고 발목이 푹푹 잠기는 산길을 올랐다.
 
일명 구름다리로 불리는 현수교를 건너 광덕산으로 넘어갔다. 신선봉까지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었지만, 만만치 않았다. 경사가 극심한 데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힘을 주니 100m 달리기라도 한 듯 심장이 터질 듯했다. 높이만 보고 얕잡아 봤다가 된통 당한 기분이었다. 팔각정에서 숨을 고르며 절경을 감상했다. 정확히 ㄷ자 모양의 산세가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아담한 강천사 경내도 보였다. 강천산의 명성을 단박에 알 수 있는 풍광이었다.
오후 5시, 옥호봉 전망대에 서자 서쪽 산성산 뒤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오후 5시, 옥호봉 전망대에 서자 서쪽 산성산 뒤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걸었다. 장군이 쓴 투구 모양의 투구봉, 문(門)처럼 생긴 금강문 등 기암괴석을 구경한 뒤 옥호봉(415m)에 도착했다. 오후 5시 산성산 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하얗던 설산이 어슴푸레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예기치 못했던 대설특보
산행을 마친 뒤 순창읍 숙소로 돌아왔다. 스마트폰 날씨 앱은 이튿날 새벽 2㎝가량의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오후 7시 서울 폭설 소식이 뉴스에 나왔고 정확히 3시간 뒤 순창에도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았다. 눈발이 굵어지더니 함박눈이 퍼부었다. 순창군에는 대설 특보가 내렸고 다음 날 아침까지 눈이 멈추지 않았다. 적설량은 다시 16㎝를 기록했다.
전북 순창군에는 6일 밤부터 7일까지 대설 특보가 내렸다. 신설이 쌓인 강천산 계곡 풍경도 하루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전북 순창군에는 6일 밤부터 7일까지 대설 특보가 내렸다. 신설이 쌓인 강천산 계곡 풍경도 하루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신설(新雪)이 뒤덮은 산을 보고 싶었다. 거북이 속도로 차를 몰고 다시 강천산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혀 다른 풍광이 펼쳐졌다. 완벽한 적요가 감도는 눈 천지였다. 소나무와 바위가 양송이버섯 같은 눈덩이를 이고 있었고, 우직한 메타세쿼이아 나무도 흰옷을 걸치고 있었다. 실 같은 물이 흘러내리던 병풍폭포는 완전히 얼어붙었고, 조잘조잘 계곡물 흐르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쓴 고요한 강천사 경내에서는 풍경(風磬) 소리만이 이따금 길게 이어졌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쓴 고요한 강천사 경내에서는 풍경(風磬) 소리만이 이따금 길게 이어졌다.
설경을 굽어보기 위해 현수교를 찾았다. 아이젠을 차고 구름다리 오르는 지름길을 올랐다. 누적 적설량 30㎝가 넘는 탓에 정강이까지 푹푹 잠겼다. 비록 짧은 오르막이었지만, 눈을 헤치며 길을 내는 겨울 산행의 기술 ‘러셀’을 제대로 체험했다. 현수교 전망대에 서니 수묵화 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멀리 산성산 자락이 희미하게 보였다. 새빨간 구름다리만 빼면 완벽한 흑백 세상이었다. 이따금 우짖는 산새 소리만 길게 메아리쳤다.
현수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강천산 군립공원. 새빨간 현수교 말고는 완벽한 흑백 세상이다.
현수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강천산 군립공원. 새빨간 현수교 말고는 완벽한 흑백 세상이다.
 
출처 :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970096)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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