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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 천리길에서 늦기는 '진한' 늦가을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2-12-09 11:14:00
  • 조회 2248

 

전북 진안군 주천면 신양리 주천생태공원 내 고립된 섬을 물들인 오색찬란한 단풍이 이른 아침 모락모락 피어오른 안개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늦가을 서정을 연출하고 있다. 하늘과 구름도 호수에 담겨 데칼코마니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오색찬란한 단풍이 물든 가운데 큰 일교차에 모락모락 피어오른 아침 안개가 어우러지면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늦가을 서정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다. 이맘 때 인기 있는 그곳으로 떠난다. 전북 진안이다.

진안에 용담(龍潭)호가 있다. 진안읍 일부, 용담면, 안천면, 상전면, 정천면, 주천면 일부 등 1읍 5개 면의 수몰로 만들어진 거대한 담수호다. 높이 70m, 길이 498m의 콘크리트 차수벽형 석괴 댐이 만들어 놓았다.

고려 충선왕 때 지명 설화에 따르면 ‘주자천, 정자천, 안자천이 합쳐서 금강과 만나 못을 만들면 용이 살 수 있는 곳이 된다’ 하여 지명을 용담(용이 있는 깊은 연못이란 뜻)이라 칭했다. 용담댐이 생기기 전에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용담 지명을 실감치 못했다. 수몰 지역에 물이 차올라 용의 형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선조들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다고 한다.


 

주천생태공원 내 원형의 둑 내부에 보이는 하트(♡).

 

용담호 상류 주천면 신양리에 54만2000여㎡ 규모로 조성된 주천생태공원이 있다. 용담댐이 건설된 이후 3개의 인공호수와 조경수, 유실수, 화훼단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 친화적 공원이다. 인공호수 가운데 섬은 연결된 길이 침수되면서 끊어져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하는 고립된 섬으로 변했다. 가을이면 단풍과 물안개로 절경을 빚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을 이끈다. 때때옷을 입은 단풍과 억새, 물안개가 호수 속에 그림자로 투영되는 광경은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이다. 자욱한 물안개와 무성한 풀 너머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보인다. 그 앞 물 위로 하늘과 구름이 그대로 찍힌다. 그 너머 반쯤 잠긴 원형의 둑 내부를 공중에서 보면 가운데에 하트(♡) 모양이 담겨 있다.

주천생태공원에서 전북 완주군 동상면으로 향하면 주자천 상류에 운일암반일암(雲日巖半日巖)이 나온다. 금남정맥의 지붕으로 불리는 운장산(1126m)과 동북쪽의 명덕봉과 명도봉 사이에 5㎞가량 펼쳐진 운일암반일암은 9000만년 전 화산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안·무주 지질공원 영역 안의 지질명소다.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가득 차 장관을 연출한다. 용소·족두리·대불 등의 모양한 바위가 이색적이다.

70여 년 전 양 옆은 깎아지른 절벽이고, 따로 길이 없어 오로지 하늘과 돌과 나무와 오가는 구름뿐이어서 운일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깊은 계곡이라 햇빛을 하루에 반나절밖에 볼 수 없어 반일암이라 불렸다고 한다.

운일암이라는 이름에 전설도 얽혀 있다. 시집가는 새색시가 새파란 물이 흐르는 깎아지른 절벽 위를 가자니 너무 겁이나 울면서 기어갔다 하여 운일암이라 했다고도 하고, 또 옛날에는 전라도 감영인 전주와 용담현의 사이에 가장 가까운 통로는 이 길뿐이었는데 길이 험해 공물을 지고 가다 보면 얼마가지 못하고 해가 떨어진다 하여 떨어질 운(隕)자를 써서 운일암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이 지명들은 해동지도와 지방 지도, 호남 지도에 표기돼 있다.


 

운일암반일암 구름다리 아래 펼쳐진 기암괴석 계곡.

 


올해 이곳에 구름다리가 개통했다. 길이 220m, 폭 1.5m, 높이 80m로 조성됐다. 은빛갈치가 우아한 비늘을 움직이며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이다. 발아래로 무지개다리 등 운일암반일암의 자연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높은 위치에서 아찔한 스릴감도 맛볼 수 있다. 운일암반일암 숲길도 있다. ‘눈치 보지 마시 개’ 길. 반려동물을 동반해 걷는 길이다. 계곡을 끼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주천생태공원에서 진안읍으로 향하면 산행, 조망, 암릉을 고루 갖춘 구봉산(九峰山·1002m)이 우뚝하다. 아홉 개의 바위 봉우리는 설악산 공룡능선에 비유된다. 1봉을 올라서면 전망이 확 트인다. 이후 낙타의 등을 오르내리듯 이어진다.
 

구봉산 4봉과 5봉을 연결하는 아찔한 출렁다리.

 


4봉에 이르면 5봉을 연결한 길이 100m의 붉은색 출렁다리가 반긴다. 구봉산의 랜드마크다. 740m 높이에서 연결된 무주탑 현수교 방식인 출렁다리는 오금이 저릴 정도로 짜릿한 전율과 감동적인 풍광을 내놓는다. 멀리 용담호와 적상산, 지장산, 덕유산 등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반대편으로는 6봉을 지나 8봉으로 꼬리를 물며 길게 이어지는 데크 계단이 ‘은하철도 999’를 연상시킨다.

용담댐 주변에 ‘섬바위’가 있다. 댐 아래 금강 물굽이에 산수화처럼 빚어진 작은 바위섬이다. 기암괴석 틈새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강 주변 넓은 자갈밭이 캠핑족에게 인기다.
 
캠핑족이 즐겨 찾는 용담댐 인근 섬바위.
  

출처 : 국민일보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73323&code=14170000&cp=nv)

남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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