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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천리길· 순창 선비의 길] 낙향한 선비는 추령천 걸으며 마음을 치유했을까?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1-06-09 09:31:00
  • 조회221

 

임금의 승하에 심장병이 발작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받았던 하서 김인후 선생이 처의 고향인 순창으로 낙향해 두 해를 보내며 후학을 양성했던 곳, 훈몽재. 답답함이 물 흐르듯 사라지는 추령천과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백방산(667.8m)을 바라보며 지낸 김인후는 인종의 죽음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했을까?

“마스크를 써야 하는 답답한 시대에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할 때 찾는 곳이 훈몽재의 정자”라며 “마스크를 잠시 벗고 정자에 앉아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과 흐르는 천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곳”이라고 박재순 순창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소개한다.

길을 걸으며 느끼는 선비의 발자취, 자연을 노래하다

정자에 앉아 추령천을 볼 때만 해도 아래 둔전리에서 석보리 방향으로 물길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막상 길을 걸으니 추령천은 길의 반대 방향인 임실 옥정호를 향해 흐르고 있었다. 순창 둔전리 훈몽재에서 시작되는 선비의 길을 걷는 내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이다. 



전북 천리길의 하나인 순창 선비의 길은 동국 18현 중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된 하서 김인후 선생이 제자를 양성한 훈몽재에서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생가, 그리고 500년을 두고 두 사람이 찾았던 낙덕정을 연결하는 역사문화 탐방길이다.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산도 절로 물도 절로하니 산수간 나도 절로(山自然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아마도 절로 삼긴 인생이라 절로절로 늙사오리(已矣哉 自然生來人生 將自然自然老)

훈몽재 입구에 자리한 정자의 이름은 삼연정(三然亭)으로 하서 김인후 선생이 삼자연인 산(山), 수(水), 인(人)을 노래한 ‘자연가(自然歌)’에서 그 명칭을 따왔다. 

31세에 별시 문과에 급제한 후, 세자를 보필하는 시강원의 설서가 되어 인종의 스승이 되었던 김인후가 모든 관직을 버리고 자연가를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 인종은 왕으로 즉위 된 후 8개월 만에 승하한다. 그러나 김인후는 인종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파악할 수 없는 신분과 패권정치를 통탄하며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낙향한다. 

그러는 사이 한양에서는 명종의 등극, 문정왕후의 대리 정치로 인해 수많은 관료와 선비들이 사형과 유배를 당하는 을사사화가 일어난다. 김인후는 을사사화가 확대되자 처의 고향인 순창으로 낙향, 마음을 수양하며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훈몽재를 세운다. 지금 훈몽재는 유학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전문반과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재순 문화관광해설사는 “인종과 김인후의 군신 관계의 표본으로 남는 것 중의 하나가 <인종 묵죽도>인데,..... 인종이 손수 그려 하사한 그림에 김인후가 한 편의 답시를 적어 충의를 보임으로써 존경과 신뢰의 증표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INFO 훈몽재
조선 시대 인종의 스승이었던 김인후가 지은 강학당으로, 송강 정철, 조희문, 양자정, 기효간, 변성온 등 당대 유명한 학자들을 배출한 해동 유학 발전의 산실이다. 30여 명이 앉아서 학문을 정진했다는 ‘대학암’에는 송강 정철의 친필이 바위 끝자락에 새겨져 있다. 순창군이 ‘훈몽재 복원사업’을 통해 2009년 11월 9일 현재의 위치에 복원했다.

INFO 순창 선비의 길

 


순창 훈몽재(순창군 쌍치면 둔전2길 83)에서 출발, 추령천을 따라 잘 조성된 데크를 걷는다. 중간 지점에 석보교와 사창마을을 지나면, 하서 김인후의 15대 후손인 김병로 생가를 만난다. 종점은 낙덕정이다. 길이는 6km이며,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소요된다. 

선비의 길이 주는 풍경, 맑게 정화되는 기분 


‘현재에서 따라가 보는 선비의 시간’이라고 적인 선비의 길 스탬프 통에서 천리길 스탬프 북을 꺼낸다. 순창 페이지를 열고 선비의 길에 스탬프를 찍는다. 순창의 전북 천리길 구간은 선비의 길을 비롯해서 순창-장군목길, 강천산길 등 3곳이다.


싱그러운 녹음이 펼쳐진 선비의 길은 데크로 조성되어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데크 아래로 길이 보이지만, 물이 범람하면 이내 사라지기 때문에 데크를 따라 걷는 것이 좋다. 모든 곳이 다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지만 추령천을 따라 길게 뻗은 데크와 푸른 하늘이 보이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란 표지판도 만나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사계절이 있어 더 좋은 순창은 신록이 물들어갈수록 우리의 눈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잠시 천을 따라 내려가 발을 담가도 좋은 곳이 나오고, 이층 전망대에서 순창의 시골 마을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데크가 끝날 무렵 나타나는 수중보가 보이고, 이내 사과정이 보인다. 사과정은 하서 김인후 선생이 지은 백년초해에 나오는 시구절에서 비롯됐다. 사과정이 있는 곳의 풍경이 사향노루가 지나다닐듯한 곳으로 은은한 향기가 피어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선비의 길과 주요 행선지 이정표. 바람에 이정표가 제멋대로 움직여 동선에 혼란을 준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산자락을 따라 길게 늘어선 데크와 추령천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롭게 느껴졌다. 코로나19로 자연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시점에서 선비의 길이 주는 풍경은 마음을 한없이 밝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황토 포장 구간을 빠져나가면 이팝나무가 촘촘히 세워진 구간을 만나게 된다. 아직은 이팝나무의 수령이 오래되지 않아 그늘로는 부족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에는 걷는 이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돌을 막아서 보를 세웠다는 석보리의 석보교를 지나며, 마을의 이정표를 만난다. 훈몽재, 선비의 길, 가인 김병로 생가터, 부엉바위 탐방로 등이 안내된 이정표는 바람에 이정표의 방향이 돌아가는 탓에 제자리를 잡을 수 있게 재정비를 해야 한다. 

INFO 전북 천리길 스탬프 투어
전북의 시·군마다 3~4개의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적 가치, 이야기가 있는 명품 걷기 여행 구간에 대한 스탬프 투어 서비스. 각 시·군의 모든 구간을 스탬프 북에 인증하면, 인증서 및 배지, 기념품을 제공하며, 44개 노선 완주 시에는 통합 인증서 및 기념품을 선물한다. 

 


“사법 종사자가 굶어 죽는 것은 영광”, 가인 김병로
“모든 사법 종사자에게 굶어 죽는 것을 영광이라고 그랬다. 그것은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는 명예롭기 때문이다.” 가인 김병로 선생이 1957년 12월 16일 대법원장 정년 퇴임식에서 남긴 이 말은 도덕성이 해이해진 공무원들에게는 다시 한번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하서 김인후 선생의 15대손인 김병로 선생은 변호사 시절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무료 변론 활동을 해 왔으며, 1948년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가인 김병로 선생의 생가터는 후손들의 고증으로 안채와 문간채를 복원하여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하서 김인후가 순창에 내려온 이후 몸과 마음을 추스르던 곳이 지금의 낙덕정이다. 후손 김노수가 김인후를 기리기 위해 1900년에 지은 팔각 단층의 낙덕정은 김인후의 15대 후손인 김병로가 어릴 적 이곳에서 노닐며, 학업에 정진한 곳이라 500년 세월을 넘나들며 지낸 올곧은 선비들의 발자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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