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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원정대-플라스틱 프리 스쿨(Plastic Free School)' 프로그램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1-11-01 09:50:00
  • 조회2321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교육 현장
수달, 황새, 삵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곳곳에 서식

기후변화 절로 관심…“지구별에서 모두가 행복했으면”
 
지난 10월22일 전북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 탐방에 참가한 ‘따오기’팀 가족이 소나무를 관찰한 뒤 에코매니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지난 10월22일 전북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 탐방에 참가한 ‘따오기’팀 가족이 소나무를 관찰한 뒤 에코매니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방금 박새 소리 들린 것 같은데! 엇, 잠깐만요. 저기 직박구리가 날아가는 것 같아요!”

 

지난 10월22일 오후 3시 박준영, 박태경 형제가 전북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에서 생태탐방을 하다가 기자에게 살며시 알려줬다. 산새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모습은 도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야생’ 그 자체였다.

 

수원광교초등학교 5학년, 2학년에 재학 중인 형제는 요즘 탐조 활동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어머니 이연숙씨와 아버지 박창수씨도 아이들과 함께 새를 관찰하고 습지 탐방을 하기 위해 이날 새벽부터 서둘러 경기도 수원시에서 전북 고창군으로 함께 내려왔다. 새를 사랑하는 가족답게 팀명도 ‘따오기’로 정했다.

 

 

지난 10월22일 오후 ‘따오기’팀 가족이 운곡 람사르습지에서 산새를 관찰하고 있다.
지난 10월22일 오후 ‘따오기’팀 가족이 운곡 람사르습지에서 산새를 관찰하고 있다.

 

‘새 전문가’ 꿈꾸는 형제가 찾은 곳은…

 

박준영 학생은 친구와 새 관찰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만큼 탐조 활동을 열성적으로 하고 있다. 동생인 박태경 학생도 루페(확대경)를 들고 습지 곳곳에서 만난 동식물을 관찰했다. 낯선 새소리가 들리면 “형! 방금 들었어?”라고 물어보며 형제가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형제는 “얼마 전에는 창녕 우포늪에 다녀왔다. 원래 물새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운곡 람사르습지에서 여러 산새를 보니 흥미롭다”고 말했다. “저어새, 기러기, 딱따구리, 금눈쇠올빼미, 참매 등 여러 새를 많이 봐왔어요. 탐조 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집에 와서 확대해 보며 조류도감을 찾아본답니다. 각각의 새마다 소리와 모양, 성격도 다 달라요. 새를 관찰하면서 그 새들이 살아갈 지구 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가끔 뉴스에서 일회용품 쓰레기 때문에 철새들이 죽는다는 뉴스가 나오면 너무 마음 아프거든요. 자연스레 환경보호, 플라스틱 덜 쓰기 활동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게 됐고요.”

 

지난달 22일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이하 센터) 등이 주최한 ‘초록원정대-플라스틱 프리 스쿨(Plastic Free School)’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 가족은 평소 생태교육에 관심이 많아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갯벌과 습지 등 다양한 곳을 찾는다고 했다.

 

이연숙·박창수씨는 “지구와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의 센터 프로그램이 자연에 관심 많은 아이들에게도 교육 효과가 있을 것 같아 참가했다”며 “새 관찰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전국 이곳저곳을 찾고 있다. 자연 속으로 가는 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탐조 활동을 할 수 있어 가족 공동의 취미로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박종석 전북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장이 ‘플라스틱 프리 학교’ 참가자들에게 기후 변화와 탄소중립 생태여행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박종석 전북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장이 ‘플라스틱 프리 학교’ 참가자들에게 기후 변화와 탄소중립 생태여행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플라스틱 안 써보니 어때요?”

 

“우리 ‘초록원정대’ 친구들, 이제는 몸에 지닌 플라스틱을 모두 강의실에 두고 습지로 나가볼 거예요. 방금 강의 시간에 배운 것처럼 기후 변화란 무엇인지, 탄소 중립 생태여행이 왜 필요한지 잘 생각해보면서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에 자생하는 동식물을 직접 관찰하고 살펴보도록 합시다.”

 

박종석 센터장이 이날 초록원정대 교육을 마친 뒤 참가한 30여명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말했다. 박 센터장과 강미희 박사(GSTC·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 신영순 사무국장(고창운곡습지생태관광협의회)이 ‘기후변화 시대, 탄소중립 생태여행의 의미와 실천방식’ ‘지속가능 생태관광 목표’ ‘초록원정대 미션 수행을 위한 교육’ 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어린이부터 중·고등학생, 보호자까지 참가자 모두 플라스틱 안 쓰고 덜 쓰기, 생태계와 습지생물 등에 관심을 두고 교육을 들었다.

 

‘알럽곤충’팀 가족이 기후 변화에 관한 활동지를 작성하고 있다.
‘알럽곤충’팀 가족이 기후 변화에 관한 활동지를 작성하고 있다.

 

초록원정대 미션 수행을 위한 교육을 받은 뒤 오후 2시30분에 운곡 람사르습지로 이동했다. 전기차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간 뒤 습지 및 다양한 생물종에 대해 설명해줄 에코매니저와 함께 생태탐방을 시작했다. 운곡 람사르습지는 50분 정도 소요되는 제1코스(3.6㎞)부터 2시간50분에 걸쳐 꼼꼼하게 살펴보고 세계 최대 고인돌 유적까지 둘러볼 수 있는 제4코스(10.1㎞)까지 탐방로가 있다.

 

센터 누리집(www.jb-ecotour.org)을 통해 전북 시·군별 천리길과 지질공원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고창운곡습지생태관광협의회 누리집(www.ungokecotour.co.kr)에서는 반딧불이 풀벌레 야행, 생태공원 노르딕 워킹, 용계마을 친환경 체험, 자연물 공예 체험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탐방 활동 중인 학생들의 모습. 에코매니저와 함께 수서곤충을 관찰하고 있다.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탐방 활동 중인 학생들의 모습. 에코매니저와 함께 수서곤충을 관찰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손에 활동지를 한 권씩 들고 이것저것 쓰기 시작했다. 활동지에는 ‘생태계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일상과 기후 변화는 어떤 상관이 있나요?’ ‘생물 다양성은 무엇인가요? 멸종되는 생물종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길까요?’ 등의 질문이 적혀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손아인 학생은 “습지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흔적을 찾아보고 이곳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경험이 재밌었다”며 “평소에도 자연보호에 관심이 많았는데 ‘먹이 그물’이나 ‘탄소의 순환’을 활동지에 그려보면서 습지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매니저님이 오색딱따구리가 나무에 지은 집을 보면서 설명해주셨어요. ‘아파트 숲’에서는 볼 수 없는 동식물 친구들의 흔적을 보니 신기하고 나무와 다양한 생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생태교육 장소로 습지가 제격인 이유

 

습지는 ‘물기가 축축한 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습지는 일정 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는 지역을 말한다. 우리나라 습지보전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습지는 ‘담수·기수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으로서 내륙습지 및 연안습지’를 이른다.

 

우리나라에는 23개의 람사르습지가 있고 이와 관련한 생태관광지역도 스물여섯 곳이 있다. 람사르습지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습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람사르협회가 지정, 등록해 보호하는 습지를 말한다.

 

운곡 습지 생태길 안내 표지판의 모습.
운곡 습지 생태길 안내 표지판의 모습.

 

1971년 2월2일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 채택됐고, 물새 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1975년 12월에 발효됐다. 람사르 협약의 목적은 ‘습지는 경제, 문화, 과학 및 여가적으로 큰 가치를 가진 자원이며 이의 손실은 회복될 수 없다는 인식하에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습지의 점진적 침식과 손실을 막는 것’이다. 한국은 1997년 7월28일 101번째로 람사르 협약에 가입했다.

 

박준영 학생과 엄마 이연숙씨가 긴다리호랑거미를 발견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박준영 학생과 엄마 이연숙씨가 긴다리호랑거미를 발견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생태탐방을 이끈 김대원 에코매니저는 “습지는 존재 자체로 하는 일이 꽤 많다. 홍수를 조절하고 해안선을 안정화하며 폭풍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며 “내륙 범람원과 해안의 삼각주에 형성된 습지는 유속이 느려지면서 범람지역(침수지역)으로 많은 영양분을 침전시키고, 이 영양분은 물속에서의 미생물 활동과 습지식물의 성장을 왕성하게 하여 수서곤충이나 어패류의 먹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수서곤충과 어류는 물새나 양서·파충류, 소형 포유동물의 먹이가 되는 등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생태계 보전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 조절, 수질 정화, 생물종 다양성 유지, 여가활동과 관광을 위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요.”

 

전북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에는 총 846종에 이르는 동식물, 곤충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법정 보호종으로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인 수달, 황새, 삵, 담비, 구렁이, 팔색조, 황조롱이, 새호리기, 붉은배새매 등도 있다.

 

‘따오기’팀 박태경 학생이 수서곤충을 관찰하고 있다.
‘따오기’팀 박태경 학생이 수서곤충을 관찰하고 있다.

 

생태교육을 위해 아이들과 인공둥지 번식률 연구조사 등에도 참여한 이연숙씨는 “볼거리가 참 많은 세상이지만 함께 야외로 나가면 가족끼리 추억도 쌓이고 아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취미 삼아 하면서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진다”며 “저학년의 경우 움직임이 있는 곤충 위주로 시작하는 게 호기심을 끌 수 있어 좋다. 산책 삼아 동네 하천에서 왜가리 등을 구경하고 쌍안경과 도감을 통해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생태교육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곤줄박이, 찌르레기, 물수리 등을 관찰하면서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게 됐어요. 아이들도 새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면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우리 주변에서부터 찾기 시작하더군요.”

 

엄마 아빠 옆에 있던 박준영, 박태경 형제도 말을 보탰다. “이번 플라스틱 프리 학교, 람사르습지 탐방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여행’에 대해 알게 됐어요. 방문한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도 해보게 됐고요. 지구별에서 모든 생명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 참, 오늘 새 사진도 많이 찍어서 기분 좋아요!”(웃음)

 

출처 :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17494.html)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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